도대체 이 여인, 변신의 달인 연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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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여인, 변신의 달인 연명희
  • 김용복/논설위원
  • 승인 2023.06.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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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사진=광장21]
김용복[사진=광장21]

카프카는 '그레고르 잠자'를 벌레로 변신시켜 현실에서의 고통스런 삶을 벗어나는 해결 방법을 제시했고, 우장춘은 친일파의 아들이라는 오욕(汚辱)된 삶을 죽기 직전 내 조국 품에 안기는 변심(變心)을 통해 벗어날 수 있었다.

'변신'은 실존주의 소설이고 우장춘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다. 그러나 역사든 소설이든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너무 크다. 프란츠 카프카의 중편소설 '변신'에서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벌레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벌레로 변해버린 상황을 죽기직전까지 받아들이지 않고 가족들의 멸시와 따돌림, 아버지가 집어던진 사과에 맞아 몸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고통, 그리고 사랑의 굶주림 속에 가슴 깊이 밀려드는 외로움과 절망의 늪을 헤매다가 서서히 죽어간다.

그러나 이 여인 연명희. 

그는 교회 성가대로 필자에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미모에 지적인 매력이 플러스되어 누가 보아도 호감이 갔다. 필자도 말할 필요도 없다. 무조건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날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한 커피솝에 

매력적인 미녀가 먹음직스러운 포도 두어 송이를 들고 나타났다. 

깜짝 놀라 두 손으로 받았다. 받고 보니 정물화였다. 실물과 똑 같은 정물화. 

그가 그림 그리는 작업실에는 곁에 실물 포도송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실물을 보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 여인으로 단정지었다.

실물 포도송이가 이렇게 탐스럽고 먹음직 스러운 것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음이 끌리는 대로 머릿속에서 상상을 하면서 작업을 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며 애정을 플러스하고 따뜻한 인간미도 플러스 시켰을 것이다.  그가 그린 포도송이에는 제목이 없다. 그래서 그가 그린 정물화는  애정이 플러스된 '감성정물'인 것이다.

 보라, 이 '감성정물'로 그린 포도송이와 화가의 활짝 웃는 모습을. 

사랑하고 싶었다. 그의 자주 변신하는 모습을 보아도 그렇고, 활짝 웃는 얼굴에서도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보자, 그가 한송이 포도를 화폭에 담으며 메모했던 내용을. 

2023년 5월 9일

오늘은 포도 2송이를 그렸다.
수국보다. 포도 그리기가
더 잼났다
포도가 진짜 포도처럼
컬러가 나왔다.
흐뭇하다 .
 
난 스케치하다보면
빨리 색감을. 입히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스케치하는. 시간보다
색깔 입히는 순간이
 넘 행복하다 
 
오늘 그림 넘 맘에 든다

감성정물을 그리는 연명회 화가[사진=김용복]
감성정물을 그리는 연명회 화가[사진=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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