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에는 절대적으로 그늘이 필요하다
바다는 강렬한 물빛 그늘을 만들고
산은 푸른 숲 그늘로 바람을 키운다

폭염경보 온열 질환 야외활동 자제
자주 수분 섭취 충분한 휴식
안전 안내 문자가 연일 휴대폰을 달군다

아파트에 갇혀 에어컨에 길들여 있다 보니
냉방병 냉방증후군 밀폐건물증후군
글자들이 꿈속까지 따라와 뒤척이게 한다

문득
내리쬐는 폭염을 묵묵히 받아내고 있을
오래 비워둔 시골집이 그리워졌다

주말에 불볕 뚫고 가
마당 풀들을 정리한 뒤
나무 아래에 의자를 내어놓고 앉았다
덥다가도 산이 그러모은 산소 바람이
내 속을 시원스레 훑고 지나갔다

그늘 찾아 어디를 간들
더위는 늘 마음의 경계에 있었다

그날 밤 별들이 각얼음처럼 빛났다

노금선 시인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