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국수 한 그릇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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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국수 한 그릇 먹고!
  • 윤석구
  • 승인 2023.08.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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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전 우리종금 전무[사진=광장21]
윤석구/ 전 우리종금 전무[사진=윤석구]

어린시절 엄마 손잡고 장날인 강경장(江景場)에 가면 엄마는 밀 한 포대를 국수틀 집에 먼저 맡기셨다.

시부모 잡수실 반찬거리 등 넉넉히 장보신 후 국수틀 집을 다시 찾아 아직 마르지 않은 국수 면을 시멘트 봉지에 둘둘 말아 주면 집 빨래줄에 한번 더 바싹 말리곤 하셨다.

여름철에는 채 썰어 식초 넣은 오이국물에 멸치국수를, 겨울철에는 김장김치 썰고 국물 넣은 김치국수를!

솥단지에서 펄펄 끓는 면발 꺼내 찬물에 두세 번 헹굴 때 손이 먼저 쫄깃한 면발들어 입으로 입으로, 그렇게 맛있게 만들어 주셨던 그 맛, 그 향수 이제는 어디서 맛보랴!

용산(龍山)에 갈 일이 생겼다.

만날 시간 한 시간여 여유가 있고, 배도 출출하여 이 생각 저 생각 하던 차, 수년 전 블로그 기사에서 읽었던, 그리고 작년 봄 신문에서 또 한번 읽었던 '옛집 국수'가 생각났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사진=윤석구]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사진=윤석구]

옛집 국수는 가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 가사처럼 우리은행 용산지점 50여m 인근에 있다.

처음 방문하는 길이라 역 앞 설렁탕이 맛있는 평양집 주인께 한번 더 위치를 확인하니 그다지 멀지않다. 식당 간판과 외벽이 옛날집 모습 그대로 포근한 정(情) 내음이 물신 풍긴다.

"안녕하세요. 국수 한 그릇 주세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앉으셨던 자리 어디에요. 이왕이면 그 자리 주세요."
"잘 찾으셨네요. 지금 서 계신 의자입니다. 마침 비어있네요."
"앗 제가 점찍은 이 자리군요. 고맙습니다"

尹 대통령님이 앉으셨던 식탁 상단 벽면에는 당시 국수를 맛있게 잡수시던 신문기사 등이 잘  정리되어 부착되어 있었다. 

사진을 보니 먹음직스럽게 잡수신다. 기사 사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바로 그 옆에 부착되어 있는 미담 기사 사연도 재미있게 읽어본다.

'25년 전 IMF 직후이던 1998년 겨울 새벽 6시경 '옛집 국수'에 40대 노숙자 중년이 찾아왔다.

주인 겸 사장이신 배혜자 할머니는 노숙자 모습을 보고 푸짐하게 국수를 한 그릇 말아줬는데 이 남성은 얼마나 배고팠던지 게눈 감추듯 먹기에, 할머니는 한 그릇 더 말아줬다. 

맛있고 배부르게 먹은 그 남성은 할머니에게 냉수 한 그릇 달라는 주문과 동시 할머니가 물 뜨는 사이에 36계 줄 행랑을 친 것이었다.

이를 본 배 할머니는
"어차피 돈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가기에  '넘어지면 다친 게 천천히 가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 후 36계 줄행랑쳤던 그 남성은 사업 재기에 성공했고 방송에 옛집 국수가 방영되는 것을 보고, 

삼각지 옛집의 멸치국수![사진=윤석구]
윤 대통령께서 찾은 옛집국수[사진=윤석구]

" '옛집' 주인 할머니께서는 IMF 시절 본인이 사업에 실패해 세상을 원망하던 나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준 분"이라며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훈훈한 내용의 기사!

삼각지 옛집의 멸치국수!

입으로 향하는 옛집 국수의 맛은 주인 할머니의 흐뭇한 미소 속에 그 옛날 엄마표 국수 맛이다.

멸치국물 푹 우려낸 시골 그대로의 맛, 엄마 맛 그대로를 우리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맛있게 잡수셨던 모습처럼 김치 얹어 한 젓가락 듬뿍 퍼 꿀꺽꿀꺽 님의 의자에 남은 기운도 받으며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대통령실 시민소통관팀 간담회 차 방문하는 날!
지난 늦봄 웰리힐리CC의 전반 8번홀 이글, 후반 8번홀 홀인원의 100일 되는 날인 8월 8일!

중국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숫자 8처럼 팔팔한 활동을 주문해 본다.

대통령실 건물 하늘 위로 넘실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전 세계 스카웃 대원들의 태풍에 대비 1000여 대 버스로  안전하게 분산하고 있는바, 소속 도시 관계자분들의 헌신적인 봉사로  마지막 날까지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골고루 체험하고 안전히 귀국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간담회를 마치고 운동장 우측 잔디밭에 대통령실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본관 1층을 경유하는데, 두 달여 전 남원 김병종 미술관에서 관람했던 눈에 익은 작품이 현관 양쪽에 부착되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게재해 본다.

끝으로 귀한 장소 귀한 시간 귀한 간담회 참석할수 있도록 기회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8.8  民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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