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君子)와 소인(小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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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君子)와 소인(小人)
  •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3.08.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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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전 인문학교수

제28편: 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잘못을 반성하는 위인(偉人)과 남을 탓하는 졸장부(拙丈夫)]에 비유해 본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볼썽사납고 비난을 받는 장면은 국회 ‘대정부 질문’이나 각종 ‘상임위원회 활동’ ‘인사청문회(人事聽聞會)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화가 날 정도로 한심한 언행들이 난무한다.

이를 고사성어로 표현하자면 글자 그대로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 밭에서의 개싸움)을 보는 듯하다.

그들은 군자(君子)다운 멋진 무리가 아니고 그저 매우 치졸한 졸장부(拙丈夫)들의 집합소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잘못을 저지르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잘못을 느끼고 반성하는 척도를 보고 위인(偉人)의 그릇이냐, 졸장부(拙丈夫)의 그릇이냐를 분별할 수 있다.

성현(聖賢/공자)은 위인을 군자(君子)로 졸장부를 소인(小人)으로 표현하여 인간 됨됨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군자(君子)는 예의(禮儀) 바르고 덕(德)이 충만한 지식인을 지칭한다. 현대용어로 표현한다면 신사(紳士)와 엘리트를 합한 성품을 소유한 훌륭한 인걸(人傑)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소인(小人)은 그릇과 아량(雅量)이 좁고, 간사(奸邪)한 사람을 뜻한다. 유사한 표현으로 졸장부(拙丈夫)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공자의 가르침에 군자는 자기에게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했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

❋諸 : 어조사(~의를 나타낼 때는 저로 발음, 모두를 나타낼 때는 제로 발음한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책임을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책임을 구한다는 풀이이다.

곧 자기에게 잘못이나 허물이 있을 때 군자는 깊이 반성(反省)하고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지만, 소인은 잘못이나 허물이 있을 때 변명하며 그 잘못과 허물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다시 반복한다.

속담에 ‘잘되면 제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 했듯이 우리는 흔히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남의 탓으로 돌린다.

최근에 세계 잼버리대회의 엉터리 진행을 두고 모두들 남의 탓만 하고 있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잘못을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리는 행위를 보고 모든 국민들이 대로(大怒)하며 철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이 어디 바보인가? 엄청난 세금을 자기들 편리대로 사용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당연하고 즐거운 행위로 치부했으니 국민을 봉으로 알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가당키나 한 노릇인가...

이는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무겁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람들이 잘못된 일에 대해 남의 탓으로 돌린들 누가 그런 변명을 들어주겠는가. 자신의 입장만 더욱 난처해지고 자기 곤란만 가중될 뿐이다.

이런 자세로 사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또한 같은 잘못을 반복하기 일쑤이다. 애초에 반성의 자세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 선도하는 두 조직은 여당(與黨)과 거대 야당(野黨)이다.

이들은 이제 힘겨루기를 넘어 아예 반대 그룹의 흠집 내기를 자기당의 목표와 행동강령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그들은 아직까지 자기의 잘못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본 적이 없다. 아주 작은 사건이라도 크게 확대, 왜곡선동하여 상대 당을 비난하고 물고 늘어진다.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소인들이 취하는 언행(言行)인 것이다. 당당하지 못하고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곧 남에 물건을 훔치다 들키지 않으면 자기 것이고 들키면 장난이란 식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감수하라’고 한다면 자신이 잘한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공(功)을 차지함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공자(孔子)는 잘한 일에 대해서는 남에게 공을 돌리는 것이 더욱 훌륭하다고 예찬(禮讚)했다.

자신이 잘한 일을 도로 남에게 공을 돌리면 공을 돌려받은 사람은 대부분 그 공을 원래의 임자에게 돌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겸양(謙讓)하는 풍속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겸양의 사회야말로 살맛 나는 사회라고 여긴 것이다.

‘내 것’과 ‘네 것’이 분명한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이나 한편으로는 삭막한 사회이다.

공자는 정의(正義)가 분명 존중되어야 하나 그 이상으로 훈훈한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잘못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고자 하되 이웃 사람들이 그 책임을 나누려 하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이웃에 공을 돌리고자 하되 이웃 사람들이 원래의 주인을 칭송한다면, 그 사회는 훈훈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선 주체적인 자세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정치사에 정의와 질서가 없는 현실! 소인들로 구성된 지도급 인사들, 이번 총선을 통해 진정한 군자(君子)를 선택할 책임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소인(小人)들의 감언이설(甘言利說)과 사특(邪慝)함에 편승하여 잘못 선택하면 정말 대한민국은 구제할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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