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弘益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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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弘益人間)
  •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장
  • 승인 2023.10.0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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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제 31편: 개천절(開天節)과 홍익인간(弘益人間)

개천절(開天節)은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의미로서 단군왕검(檀君王儉)이 기원전 2333년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古朝鮮)을 건국하여 역사를 개창(開創)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날짜는 10월 3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법정 공휴일이면서 5대 국경일이므로 태극기를 게양한다.
과거에는 음력 10월 3일에 기념했지만, 현재는 양력 10월 3일로 바뀌었다. 이날 강화도 마니산(摩尼山) 참성단(塹城壇)에서는 선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어차피 고조선의 실제 건국일은 알 수 없다.

어느 민족이든지 태고의 사실은 신화의 형태로 전승된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단군신화’는 엄격하게 말하면 단군의 ‘역사신화’라 할 수 있다. 역사이면서 신화에 해당되고 신화이면서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 전문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위서(魏書)〉에 이르기를 "지금부터 2,000년 전에 단군왕검이 있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워 ’조선‘이라 하였으니 중국의 요(堯)와 같은 때였다"라고 하였다.

〈고기(古記)〉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에 한인(桓因)이 계셨는데, 서자 한웅(桓雄)이 하늘 아래에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탐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지라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고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神檀樹)아래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고 하니 환웅천왕이다. 풍백(風伯)과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생명, 질병, 형벌, 선악 등 인간의 360여 일들을 주관하면서 세상을 다스리라고 교화하였다.                           

이때 곰과 범이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신웅(神雄/환웅)은 신령스러운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간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문득 사람이 되리라“고 하였다. 곰과 범은 그것을 받아서 먹었는데, 곰은 그대로 지켜 21일 만에 여자의 몸을 얻었으나 범은 지키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는 혼인할 짝이 없어 신단수 밑에서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환웅이 이에 잠깐 변해 혼인하여 마침내 아들을 낳자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이는 중국의 요(堯)임금이 왕위에 오른 지 50년인 경인(庚寅)년에 단군왕검이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처음으로 ‘조선(朝鮮)’이라고 하였다.

단군왕검은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고 후에 기자(箕子)가 조선에 봉해지자 단군은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아사달 산에 숨어 산신(山神)이 되었으니 수명은 1,908세였다.(삼국유사 고조선조)

개천절은 단군의 고조선(檀君朝鮮)건국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역사학적으로 10월 3일이 고조선의 건국일인 것은 아니다. 고조선의 정확한 건국일자는 알 수 없다. 일자나 월은커녕 건국 연도조차 불투명해서 학설마다 몇 백 년씩이나 차이가 난다. 아마도 다른 청동기 시대 국가처럼 부족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이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군신화에는 ‘천부인(天符印)’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개 천부인은 어떤 것인지 명확한 기록은 없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검(劍), 거울(鏡), 방울(鈴)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개인적인 견해로 검(劍)은 악(惡)을 물리치는 올바른 마음의 상징으로, 거울(鏡)은 나와 선조들의 삶(역사)을 뒤돌아보고 거울삼아 올바른 삶을 전개하는 행동으로, 방울(鈴)은 어리석음과 허물되는 욕심을 바른길로 일깨워주는 진정한 자기반성으로 해석하고 싶다.(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둔다)

환웅은 환인의 허락을 얻어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신단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었다. 그리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맡아 홍익인간(弘益人間/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다)재세이화(在世理化/국가를 이치대로 다스림)하였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흔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로 해석되나, 자의(字意)에 충실하게 해석하자면 “인간을 크게 도우라”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사상이다. 여기서 ‘홍(弘)’은 ‘널리’보다는 ‘크게’의 의미가 우선이다. ‘널리’로의 ‘홍’은 편중되고 독점되며 불평등한 것에 반대되는 의미이지만, ‘크게’로의 ‘홍’은 규모가 작고 부족하며 빈곤한 것에 대립되는 큰 뜻을 가진다. ‘익(益)’은 ‘이롭게 한다.’거나 ‘돕는다.’의 의미이며, 행복하게 해주라는 취지로 의역할 수 있을 것이다.(인터넷 홍익인간 참조)
따라서 홍인(弘人)은 곧 대인(大人)이다. 대인은 큰 사람이니 큰 사람은 큰마음을 가지고 큰일을 하는 사람이다.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인본주의나 인간존중· 복지· 사랑· 봉사· 정의· 민주주의· 공동체정신· 평화 등과 같은 여러 가지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그 핵심적인 세 가지는 첫째, 국가와 권력· 돈· 시장· 학술· 종교· 교육과 과학기술 등 모든 문명 장치는 인간을 위해(인간의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보는 인본주의적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위대한 것으로 보는 이타주의적 윤리관이다,

셋째는 내세의 행복이 아닌 현세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현세주의적 사고 등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홍익인간은 인간행복을 위협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반대하며, 특히 국가와 권력(통치자)은 홍익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개개인들에게는 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대가 없이 봉사하는 적극적 윤리를 제시한다.

우리는 개천절을 단순히 휴무일로만 여긴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여겨진다.

이날은 나라의 건국이념을 다 같이 되새기고 그 뿌리를 새삼 일깨우며, 그 이념을 지키고 살아온 조상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우리의 각오를 다지는 날로 기억되어 전 국민적인 계도와 정신합일(情神合一)의 제도적 정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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