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은 모성애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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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들은 모성애가 없다고 한다
  • 김용복 /평론가
  • 승인 2023.10.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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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평론가
김용복/평론가

요즘 엄마들은 모성애가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길고양이들도 모성애가 있고, 생을 받은 모든 동물들은 모성애가 있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이 모성애가 없는 여성들이 있다니?

그런데 이런 모성애를 보자.

자녀를 살리기 위한 젊은 엄마가 목숨을 바친 모성애인 것이다.

지난해 여름 미국 애리조나의 한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안에는 젊은 엄마와 어린 남매가 있었다 한다. 밑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을 향해 엄마가 외쳤다.

“아기를 받아 주세요!”

베란다 밖으로 던진 아기를 한 남자가 받아 안은 걸 본 엄마는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직 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게 젊은 엄마의 마지막이었다. 딸은 이웃에게 구출됐지만 엄마는 화염에 싸여 숨을 거뒀던 것이다.

이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겨울에 길을 걷다가 아이를 낳게 되자 옷을 벗어 덮어주고 얼어 죽은 엄마도 있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필자의 외증손녀 시아와 서아[사진=김용복]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필자의 외증손녀 시아와 서아[사진=김용복]

소아과 의사들은 “아이를 낳으면 뇌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그게 모성애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젖을 물릴 때 이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돼 자식과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고 한다.

남편 코 고는 소리엔 아랑곳 않고 잘 자다가 아기의 작은 울음소리에 눈을 번쩍 뜨는 것도 이 호르몬의 조화란다.

 ☛ 조선일보 김태훈 논설위원께서 이런 글을 쓰셨다.

아버지에겐 돈 떨어졌을 때 전화하고 어머니에겐 위로받고 싶을 때 전화한다는 말이 있다. 시인·동화작가 정채봉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어 어리광 한 번 부리지 못했다. 그 상실감을 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중략)/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중략)/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게 참척(慘慽)이다. 최악의 불효로 친다. 부모가 자식 목숨 빼앗는 것은 해당하는 단어조차 없다.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비극이 최근 잇달아 벌어졌다.

모두 어머니 소행이다. 한 여성은 자신이 낳은 아기를 이 혹한에 탯줄도 끊지 않고 집 밖으로 내던졌다. 또 다른 여성은 여덟 살 딸의 호흡을 막았다. 제 손에 숨막혀 죽어가는 아이 눈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된다.

▶ 천륜을 저버린 엄마들에게도 저마다 사연은 있을 것이다. 두 사례 모두 가족이 해체됐거나 경제적 고통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IMF위기 때도 많은 가정이 깨지고 아이들이 희생됐다. 한 정신의학과 교수에게 물었더니 “생활이 어려워 조울증에 빠지면 공감 능력을 잃고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절망적 상황 때문에 모성애를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을 보통의 어머니들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라고.

그런데 요즘 엄마들.

먹고 살기에 넉넉하고, 모성애의 원천이 되는 ’옥시토신‘이 모자라는 엄마들은 어린 자녀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 자녀들을 팽개쳐두고 자신의 취미에 빠져들고, 마약에 취해 버린다.

 자신이 늙었을 때 오는 처량함과 비통함을 생각지 않고 말이다.

그래서 이혼을 당하고 나면 당장 찾아갈 곳이 없고, 흥청망청 쓰던 돈줄이 막히게 된다. 친정도 갈 수가 없다. 친정 부모가 따뜻이 받아 줄 리가 없다. 자식을 버린 여인이기 때문이다.

어떤 젊은 엄마는 “‘모성애’라는 세 글자가 세상에서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 라고 하는 엄마도 있다. 이런 엄마를 둔 자녀들은 얼마나 불행한 자녀들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엄마들은 자녀들이 우선순위가 될 수 없으며, 가정과 가족이 우선순위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 즉 여행동호회를 만들어 여행을 즐기고, 오락에 빠져들며, 마약 동료들과 어울려 마약범으로 걸려 교도소에 가는 것이다. “가정이 파괴되고 교도소에 가는 것이 무에 대수랴. 내가 즐기면 되는 것인데.”라고 생각하는 젊은 엄마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엄마들이여.

지금 그대의 자녀사랑은 먼 훗날 보답 받게 될 씨앗을 뿌리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 씨앗을 자녀들의 가슴에 뿌리지 않는다면 그대가 늙었을 때 누구로부터 보답을 받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그대가 취미 생활에 빠져 즐기고 있을 때 그대 자녀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울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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