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아 사진전 Palimps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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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아 사진전 Palimpsest
  • 박선희 기자
  • 승인 2024.01.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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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대지, 모호성의 가능성
서울, 갤러리 '무늬와 공간'..18일~30일까지
조난아 사진전 Palimpsest 

사진작가 조난아의 개인전 'Palimpsest'가 이달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갤러리 '무늬와 공간'에서 열린다.

'Palimpsest'는 고대 문서나 글이 새로운 글이나 그림으로 덧씌워진 것을 말하지만 비유적으로는 여러 층의 역사나 기억이 덧씌워진 상황을 나타낸다.

조난아 작가는 전시 제목인 'Palimpsest'가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의 여러 기억과 시간들을 하나의 사진에 담고자 하는 자신의 작업과 닿아 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Palimpsest'는 현재의 내 존재뿐만 아니라 내 과거 속의 여러 다른 순간에 있는 내 모습들이 층층이 쌓여서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해답을 어떻게 하나의 사진 프레임에 담아낼까 하는 일련의 작업의 결과물입니다."라며 이번 작품을 소개했다.

작가는 소설가 은희경의 장편 '빛의 과거'를 빌려 기억의 모호성에 대해 언급했다. 주인공은 오랜 친구의 소설을 읽으며 함께 보낸 여대 기숙사 시절을 떠올리는데 그러나 친구의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묘사되어 있고, 주인공이 기억하는 친구들의 모습 또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과거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지거나 강화되며 서로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고, 이런 기억들의 바탕 위에 현재의 내가 함께 하여 지금의 나의 모습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난아, Palimpsest 

그녀는 작가노트에서 스트레이트한 촬영으로 이러한 겹겹이 쌓인 시간들의 층위를 표현하기 위해 흐릿함, 반영, 그리고 장막 등을 활용하고, 철조망, 장애물, 빗물, 커튼과 유리창 같은 여러 오브제들을 통해,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모습들이 불완전하고, 변할 수 있고, 그걸 떠올리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과거 시간들이 층위를 쌓으며 현재의 시간 사이로 보여지는 흔적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작가는 "Palimpsest는 현재의 시선을 통해 여러 과거의 모습을 사진의 프레임 속에 담아내어, 과거의 시간이 현재와 만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제 'Palimpsest'에서 여러분 자신만의 특별했던 과거의 순간을 되짚어보고, 이런 순간들이 현재의 자신을 형성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만드는데 끼친 영향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조난아, Palimpsest 

조난아 작가는 과거 어머니의 유년을 색색의 장미꽃을 피워 좇으며 어머니는 물론 자신의 유년과 화해하는 '엄마의 기억'(2020), 생활의 흔적에서 삶의 생명력을 포착한 'Veil'(2020)을 발표했다. 그리고 갤러리 라메르 창작지원 선정작가로 초대되어 시점과 관점을 달리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확장시킨 'Flow'(2021)를 발표했고, 그 후 공간의 색과 면의 내부로 들어가서 그 안의 창과 문을 통해 감정들의 소통을 표현해낸 'Dissolve'(2022)를 연이어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의 기억들이 흐릿하게 혼재하는 광경들을 사진으로 포착한 후, 과거 기억의 흔적 속으로  들어가서 현재의 나를 살피는 작업으로, 조난아 작가 특유의 다양한 시선들을 느낄 수 있다.

조난아, Palimpsest 
조난아, Palimps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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