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대한 유래와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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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대한 유래와 예절
  •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4.02.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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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제40편: 설날에 대한 유래와 예절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 매우 중요하면서 엄숙하고 극도(極度)의 예절(禮節)을 요하는 소중하고 으뜸가는 아름다운 풍속의 전통 명절이다.

이미 지나간 설날이지만 설날에 대한 유래와 몇 가지 예절에 관한 내용을 살펴본다.

우선 설날 명칭에 대한 유래를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나이 먹기가 서러워 나이 먹는 첫날 아침을 서러운 날이란 말이 변형되었다는 설과 또 그 해의 첫날이라 낯설기 때문에 선 날이 설날로 변형되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한 해의 첫날, 시작하는 날이라 바로 해가 서(立)다 라는 말이 설이란 말로 변형되었다는 둥 여러 학설이 있으나 문헌상 명확한 기록은 없다.

이에 필자는 새해의 처음 날을 의미하는 새날이라는 말이 변형되어 설날이라는 말로 이어졌다고 생각된다.

이에 설날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들이 난무하지만, 기록상의 어원은 찾을 수 없고 학자들마다의 자기주장을 세워서 그 유래를 추론(推論)하고 있을 뿐이다.

역사적 배경으로는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부터 설날을 기리는 풍습이 있었다는 한국사(韓國史)에 기록이 있고, 이후 당(唐)나라 장손무기(長孫無忌)와 위징(魏徵)이 지었다는 수서(隨書)에 의하면 6세기 신라인(新羅人)들은 새해 첫날에 서로 문안을 드렸고, 왕(王)은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군신들을 차례로 격려하며 일월(日月) 신(神)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또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백제(百濟) 고이왕(古爾王)이 정월(正月)에 천지신명에 제사를 지냈고 책계왕(責稽王) 때 시조 동명왕(東明王)에게 정월 제사(祭祀)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설날에 조상(祖上)에게 차례를 지내는 전통도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주요 명절로 설날은 빠지지 않았는데 이는 설날이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설날의 예절에 대하여 복장(服裝)과 세배(歲拜)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한복(韓服)을 입는 것을 구태여 설날의 예절이라 할 수 없으나 요사이는 양복과 양장을 통상복으로 입고, 명절에나 한복을 입는 풍조가 있어 한복이 예복(禮服)이 된 느낌이며, 명절 중에서도 설날에 가장 한복을 많이 입는다. 남자들은 특히 설날이나 의식행사에만 한복을 입는 경향이 있어서 설날의 예절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두루마기

두루마기는 한복차림에서 제일 겉옷이다. 남자는 밖에서 활동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남자의 한복정장은 두루마기를 입어야 하는 것이고, 여자는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여자의 두루마기는 방한복(防寒服)의 성격을 지녔다.

그러므로 남자는 바깥나들이에 반드시 두루마기를 갖추어 입어야 정장이 되며, 엄격히 말하면 집안이나 실내에서도 예의(禮儀)를 차려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두루마기를 입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러 마고자만 입은 차림으로 외출 방문 또는 의식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이는 복장의 예절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에게는 두루마기가 방한복이니까 설사 집 밖에서 한복을 입었더라도 실내에 들어갈 때는 현관에서 두루마기를 벗고 들어가는 것이 예절이다. 그런데 의식행사장에 여자가 두루마기를 입고 절하는 모습을 보면 다소 안타깝다.

2. 목도리 ∙ 머플러

목도리나 머플러는 다 같이 목에 두르는 방한장비이다. 그런데 요사이는 남녀 모두 목도리나 머플러를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인지 남자가 마고자에 머플러를 두르고 정장인체하는 일은 없지만 두루마기에는 반드시 목도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 것 같고, 또 그런 차림으로 예사롭게 의식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남녀 모두 목도리나 머플러는 방한장비이므로 실내나 의식행사장에서는 풀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실내나 의식행사장에서는 방한용 장갑을 벗어야 하듯이 목도리나 머플러도 끌러야 한다.

3. 양복∙양장의 오버와 코트, 머플러

오버나 코트는 남녀 모두 방한복이다. 그러니까 추운 실외에서 오버나 코트를 입었더라도 실내나 의식행사장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벗어야 한다. 

 

세배(歲拜)와 덕담(德談) 그리고 세뱃돈

설날 웃어른에게 새해인사로 하는 절을 세배(歲拜)라 하고, 새해인사로 하는 말을 덕담(德談)이라 한다.

세배로 하는 절은 신을 신고 있는 장소에서는 부득이 정중한 경례로 해야 하겠지만 신을 벗고 있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전통배례(拜禮)로 해야 한다. 설사 문밖 맨땅에서 일단 서서 경례로 인사를 했더라도 실내에 들어가면 다시 절을 해야 예의바른 새해인사이다.

1. 세배하는 시기

 가. 차례를 지내는 가정은 차례를 지낸 다음에 세배 의식을 행하고 떡국을 먹는다.

 나.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온 가족이 모여 세배 행사 후 아침 떡국을 먹는다.

 다. 다른 집에 사는 어른에게는 아침을 먹은 다음에 찾아가서 세배 한다.

 라. 마을 어른, 선생님 및 상급자 선배 친구 사이에는 집안 찬척 어른에게 세배 후 찾아 가서 세배 한다.

2. 세배 순서

 가. 부부(夫婦)간에 세배를 제일 먼저 한다. 그다음에

 나. 제일 어른과 배우자가 자리에 앉으시면 그 아래 모든 가족이 동시에 세배한다.

 다. 다음 차례의 어른과 그 배우자가 자리에 앉으면 그 아래의 모든 가족이 동시에 세배한다.

 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제일 아랫사람의 바로 위의 오라비나 누이에게 세배할 때까지 반복한다.

3. 세배하는 위치와 방법

 가. 그 가정의 제일 큰방(안방이나 거실)에 모든 가족이 설빔을 차려입고 모인다.

 나. 제일 어른이 북쪽(상좌)에 서고, 차례대로 남쪽에 서는데 남자는 동쪽(왼쪽)에서 서쪽(바른쪽)을 향해 서고 여자는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선다. 이때 부부는 마주보고 선다.

 다. 먼저 모든 부부가 각기 자기의 배우자에게 평절로 맞절을 하고, 서서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 후

 라. 제일 연로하신 부부가 상좌에 남쪽을 향해 앉는데 남자는 동쪽(자기들의 왼쪽)여자는 서쪽(자기들의 오른쪽)에 앉는다. 모든 자손이 어른(북쪽)을 향해 큰절로 세배하고, 모두 무릎을 꿇고 앉아 제일 윗사람(큰아들)이 새해인사를 여쭈면 어른이 덕담을 내린다. 그리고

마. 다음차례의 어른이 남쪽을 향해 앉는데 남자는 그 남자어른의 왼쪽에 앉고, 여자는 그 여자어른의 오른쪽 앞에 앉는다. 그 어른이 남녀 간에 한 분일 때는 그 어른의 왼쪽 앞이 남자이고 오른쪽 앞이 여자이다. 모든 아랫사람이 세배를 하고 무릎 꿇고 앉아 새해인사를 여쭙고 웃어른은 덕담을 내린다.

마. 마지막 아랫사람이 바로 위의 오라버니 누이에게 세배 할 때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4. 세뱃돈

아이들에게는 웃어른이 푼돈을 주기는 하는데 이것을 세뱃돈이라고 한다. 세뱃돈은 절값이 아니라 절을 잘 한 것에 대한 칭찬이다. 그러므로 세뱃돈은 주는 어른에게는 부담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큰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당연히 세배를 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철이 든 아랫사람에게는 세뱃돈을 주지 않는다.

5. 세배를 받는 예절

 웃어른에게 세배하는 예절도 중요하지만 아랫사람의 세배를 받는 웃어른의 예절도 중요하다.

 가. 아랫사람이 미성년이면 답배(答拜)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등학생이 아닌 이성(異性)이거나 자기보다 15년 미만의 연하자이면 답배를 해야 한다.

 나. 친구의 자녀, 자녀의 친구, 제자, 하급자라도 아랫사람이 성년이면 답배해야 한다.

 다. 답배는 반절로 한다.

 라. 하급자라도 동년배(15년 미만)이면 평절로 맞절을 해야 한다.

 마. 맞절을 할 때는 아랫사람이 먼저 시작해 늦게 일어나고, 윗사람이 늦게 시작해서 먼저 일어난다.

본 내용은 가례도감(家禮都監/ 韓國譜學硏究院,)에서 발췌한 내용임을 밝힌다.

시대가 지나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전통과 문화가 달라지고 변화되는 것이 맞지만 조상님들이 생각하고 중요시했던, 이른바 전통풍속과 문화를 기억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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